둥지 튼 박쥐를 파고든다. 손을 뻗으니 천장 뒤편에 싹이 자라고 있다.
500년의 기도를 헛수고로 만든다. 정원에 고양이가 죽은 것을 보고 벚꽃의 개화라 표현한다.
어린 계집을 땅바닥에 내팽개치고 매미가 우는 것을 기다린다.
예를 든다면 이러하다고 선생님은 말씀하신다.
처음 물은 것은 누군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요시. 아니면 미치코. 의미불명이라고 말한 사람은 타케루.
그래. 아이에게 할말이 아니다. 그러니까 선생님은 분명 화낸 것이야. 조례시간에 누군가 하품을 했으니까. 누군가가 급식으로 나온 스튜에 지렁이를 넣었으니까.
미치다...라는게 무슨뜻이야? 라고 물어본 누군가가 있었으니까. 어려운 말로 설명하는 것은 비겁하다고 생각한다.
어른답지 못해. 선생님께서 차별은 안된다고 하셨다.
미친놈은 격리되어야 한다고 하더라. 하지만 괴롭히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결론으로 막을 내렸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갔다. 반복학습 숙제가 너무 많이 나와서 책가방이 무겁다.
집은 어둡다. 전에 살던 집도 어두웠지만 현재 살고있는 집의 어두움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전에는 조용하고 서늘한 느낌 이었다.
지금은 좀 더 음울하고, 절어있는 느낌.
우선, 문이 무겁다. 가방보다 백배정도 무거워. 할아버지는 여닫이가 좋지 않다고 말하셨다.
나는 다녀왔습니다, 라고 소리를 높혔다. 나의 '다녀왔습니다' 는 거실에 울려 벽에 반사된다.
대답이 돌아오질 않는데, 어째서 말할필요가 있는걸까.
하지만 전에 아무말도 않고 돌아왔을때 곤욕을 치렀던 적이 있기 때문에 두번다시 그렇게 하지 않는다.
복도 끝쪽에서 질질하고 뭔가가 기어오는 소리가 난다.
카리야 아저씨다.
「여어, 사쿠라짱. 오늘 학교는 즐거웠니? 」
아저씨는 오른손으로 왼팔을 문지르고 있다. 바람이 강한날은 특히 아픈것 같다.
오늘은 바람같은건 불지 않았지만 이런말을 하면 아저씨가 슬퍼할거라고 생각해서 잠자코 있었다. 왼발은 벌벌떨며 경련하고 있다.
이제 더이상 쓸모 없어진 거구나. 의붓 아버님께서 그렇게 비웃던 때가 떠오른다.
그건그렇고, 왜 아저씨는 항상 같은 말을 반복하는 걸까. 한번만 말해도 충분한데
나는 매일 언제나 마찬가지로 「그럭저럭 이었어」라고 답했다.
아저씨는 내 손을 잡고 오늘 있었던일을 말했다.
방 모퉁이에 거미가 둥지를 틀었다고 한다. 할아버님께 시달리는 정도밖에 하지 못하는 아저씨는 (아저씨는 다른 모든 아버지들과 달리 일하지 않는다) 계속 그것을 바라보고 있다가 태양이 머리 꼭대기에 올 쯤 그것을 찢은후 이마에 젓가락을 꽂았다고 한다.
그래서, 떨어졌어? 라고 하면, 그건 거미가 아니고 박쥐 였었어. 이상하지? 하고 아저씨는 웃었다.
나는 뭐가 재밌는지 의미를 잘 모르겠다.
이 이후로는 카리야 아저씨의 자랑이 시작됬다. 대모험담이다.
젓가락이 꽂힌 박쥐는 끈질기게 살아서 도망쳤다. 아저씨는 그것을 쫓아갔다. 아저씨는말야 사쿠라짱. 발뒤에 천개의 눈이 있단다.
아저씨가 말하길, 세상은 역설적이라고 한다. 옳은것은 나쁘고, 바닥을 알면 득이된다.
하느님처럼 말하자면, 발바닥의 눈이야말로 하늘에서부터 만물을 내려다본 인드라(힌두교의 주신)의 빛이므로, 우리들은 그것에 의지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고보면 아저씨가 생전(이 표현은 틀리지 않다고 생각함)에 네팔에 갔다왔을 때, 바쥬라의 미니어쳐를 기념품으로 받았었지.
언니나 토오사카씨는 이상하다, 취미가 나쁘다고 말했었지만, 나는 의외로 싫지 않았어. 여행중의 사진도 많이 보여줬고.
이것은 일이란다 라며 딱딱하게 말하지만, 사진 속의 아저씨는 모르는 사람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즐거운듯이 보였어.
억측이지만 그래, 카리야 아저씨는 옛 사찰에서 들은 종말론을 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까 머리에 구더기가 샘솟는 지금까지도 전쟁얘기를 하지.
그러는 사이에 내방에 도착했다. 나는 아저씨의 이야기를 반정도 듣는다. 그리고 그 반 정도에 「그렇구나」라고 대답한다.
가방을 내려놓고 보면 침대 위에 곰인형의 위치가 아침과 조금 다르다. 또 맘대로 방에 들어간거야 아저씨? 라고 따지면 아저씨는 겸언쩍은 듯이 웃고 있었다. 그런 의미는 아니었지만 뭐 됐어,라고 생각하고 숙제를 꺼내 시작한다.
저녁식사 전에 끝내놓지 않으면 안된다. 밤엔 바쁘기 때문이다. 아저씨는 책상옆에서 무릎을 끌어안고 앉았다.
나는 아저씨가 발작을 일으킬것 같다고 생각해, 내심 조마조마하면서 숙제를 했다. 영원히 반복되는 통과의례 같은 것이다. 오늘 이런 나의 예배효과는 30분으로, 아저씨는 갑자기 날뛰기 시작했다.
아저씨의 벌레(아저씨는 애완동물처럼 체내에 몇 종류의 벌레를 기르고 있다)가 나의 왼쪽 팔을 물었다. 나는 아프다던가 기분 나쁘다는 것보다.. 아아, 이 상황이 끝나려면 1시간은 걸릴 것이라는 절망감이 컸다.
예상대로 아저씨는 내 살에 들러붙은 벌레를 잡고 지리멸렬한 주문을 소리치면서 그것을 눌러죽였다. 움직이지 못하게 된 벌레의 날개를 잡아떼지만 아저씨가 너무 거친탓에 잘 떼어내지 못했다. 필시 그것은 다시 아저씨의 머리혈관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화가 머리끝까지 치받게 했을 것이다.
전혀 관계도 없는 다른 벌레들이 날아오고, 아저씨는 그 벌레새끼들을 계속해서 주먹으로 벽에 쳐서 죽였다.
그렇게 날개를 찢어보지만, 역시 잘 안찢어져서 나는 갑자기 떠오른 생각으로 책상 위 펜꽂이에 꽂혀 있는 가위를 아저씨에게 건네주었다. 아저씨는 날붙이를 보고서, 그전까지 혼백같았던 얼굴색을 폈다.
「고마워 사쿠라! 이로써 표현의 폭이 넓어질거야!」
만족스러운듯 벌레의 날개를 TV의 종이접기쇼처럼 잘라 조각내기 시작했기에 나는 안심하고 다시 숙제를 하러 갔다.
너무 지쳐서 잠들어버린 아저씨를 두고, 저녁시간에 늦으면 안되기에 서두른다.
아저씨는 원체 밥을 못 먹기 때문에 두고가도 아무 지장이 없다. 복도를 걷다가 의붓아버지를 만났다. 아버지는 언제나 알콜 냄새를 지독하게 풍긴다.
그렇지만 조금이라도 내가 싫은듯한 표정을 하면 아버지는 화를 내기 때문에 참아야 한다. 나란히 걷자, 아버지는 「크리스마스에 뭘 갖고 싶냐」 라고 물었다. 나는 너무 놀랐다. 그런 이벤트가, 이 집에 있을 줄은 생각도 안했으니까. 그치만 잘 생각해보자, 크리스마스 같은 건 꽤 전날에 있었고, 선물을 해준다고 한 것도 아니고, 아버지로선 의미없는 회화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나는 작은 희망을 가지고서, 「교회를 가지고 싶어요」라고 바람을 말해봤다. 아버지는, 뭐어? 하며 무서운 얼굴을 띄었고, 나는 「예배당이어도 괜찮아요」라고 바람의 정도를 낮췄다. 이 집이라면 기도하는 시설을 세우는 쪽이 빠르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던 게 이유였지만, 아버지에게는 전해지지 않은 듯 하다.
대화에 질렸는지, 그것을 끝으로 아버지는 입을 다물어버렸다. 이루어지지 않는 바람이라면 희망을 가지지 않는 게 낫다는 것을 알았다.
숙제 끝내서 다행이다.
다음날, 요시쨩도 미치코쨍도 타케루군도 건강했다
나도 건강. 하지만 뭔가 나만 다른듯한 기분이 든다
아마도 다른 모두의 어제와, 나의 어제는 일치하지 않아
어서와 라고 말해줄 사람도 없고, 산타도 오지 않아.
선생님은, 차별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괴롭힘도 좋지않다고도..
하지만 선생님, '미치다'가 선생님의 설명대로라면, 저는 격리되어야만 합니다.
역자 후기 - 아저씨 뭐하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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